발매일 : 1994년 10월 7일 (Disc Station 4호 수록)
발매 기종 : PC-98 미디어 : 플로피 디스크
환세 시리즈의 기념비적인 첫 발매작.
시리즈의 시작은 환세희담이지만 발매 연기로 인해 풍광전이 시리즈 첫 발매작이다.
(스토리 상으로도 풍광전이 제일 이른 시점. 실라가 공주로 등장한다→희담에서 여왕)
◆ 오프닝
비의 섬 남쪽 평야에
한 마을이 있었다
초원 마을이라고 불리는
그 부락은
온난한 기후와
비옥한 토지로 둘러싸인
작지만
풍요로운 농촌으로 번창하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도 결실의 계절을 맞아
마을 사람들이 수확 작업에
땀 흘리고 있던 즈음
약속처럼
터무니없는 재해가
찾아왔다!
아니 정말 진짜로
나카치마로
「햐―햐햐햐!
얘들아! 먹을 만한 건
닥치는 대로 빼앗아라!
나카치마로
「옷 이 녀석
맛있어 보이는 돼지로구나
햐햐햐!
이 녀석들도 사양 않고
가져가겠다!
다리오스
「아앗 캐롤! 프리실라!
이리하여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나설 차례가 온 것이다
◆ 타이틀 화면
◆ 구동 방법
PC-98은 에뮬레이터가 나와있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게임이 구동 가능하다. ANEX86을 구해보자.
일반적인 에뮬처럼 플로피 디스크 이미지나 하드 디스크 이미지를 에뮬레이터에 마운트 시켜주면 된다. 딱히 설정할 것은 없다.
FDI 이미지 : hukyou.fdi
◆ 게임 이야기
- 게임 방식과 스토리에 대해
앞의 오프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육점 주인 다리오스의 도난 당한 돼지를 찾아내는 여정'을 그린 게임이다. 다리오스는 으레 떠올리는 검사가 아니다(!) 본업은 분명 정육점 주인돼지 성애자이다. 고로 여타 환세 시리즈와 같이 시종일관 코믹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풍광전은 시리즈의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마을에서의 이동이 필드와는 다르게 선택지로만 이루어진다. 무의미한 이동을 하지 않게 되는 점은 좋지만 RPG의 자유도적 측면에서는 아쉽다고도 볼 수 있겠다. 고로 NPC와의 대화는 마을에 흩어져 있는 집 두 셋을 방문하거나 술집에 들어가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전부다. (사실 진행에는 편하다.) 헤매는 일이 줄어들다 보니 플레이 시간도 짧아지긴 한다.
- 프론트 뷰
환세 시리즈 RPG 중 유일하게 사이드 뷰가 아닌 프론트 뷰로 전투가 이루어진다. (드래곤 퀘스트가 이렇다는데 안 해봐서 모르겠다.) 희담이나 취호전에서 캐릭터들이 전투 시에 꼬물꼬물거리는 걸 보는 재미가 덜 한 것은 아쉽다. (특히 전투 승리 포즈가 없다는게)
- 그래픽에 대해
이후에 나오는 희담과 희담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외전들(쾌도전, 포물장)과 같은 그래픽 데이터를 사용한다. (매뉴얼에 실린 풍광전 제작 비화를 보아도 희담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가볍게 만들어 본 게임이라고 한다.)
제작 당시를 생각해보면 (풍광전은 1994년 발매, 희담은 1992년부터 제작 시작) 이해가 가는 그래픽이지만 취호전을 플레이하고 온 게이머에게 희담의 그림판으로 그린 듯한 캐릭터 창의 얼굴은 영 익숙해지지 않는 갭이었다.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동료나 중간 보스급의 캐릭터는 또 그럭저럭 잘 그렸다 지못미 스마슈)
그러나 풍광전은 희담의 그래픽 데이터를 사용하지만 대화창의 캐릭터 얼굴만큼은 새로 그렸다. 아래의 페톰의 얼굴을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순서대로 환세희담, 환세풍광전, 환세취호전.
(분명 풍광전이 제일 먼저 발매 되었는데 그래픽 수준이 역행한다 ㄷㄷ)
- 마법
프론트 뷰의 전투지만 사용하는 기술이나 마법은 희담과 동일하다. 다리오스는 전형적인 검사 캐릭터의 기술(대타격과 백인일섬, 이는 희담과 포물장의 스마슈와 유리와카마루도 동일하다)을 사용한다.
단 마법은 아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시작하자 마자 동료가 되는 히로인(?) 아니다 히로인은 돼지지 엘은 회복 마법만을 사용할 수 있다. 즉, 적에 대한 공격은 오로지 평타(!)만 가능하다. 대체로 마법을 사용하는 캐릭터의 평타 데미지가 한심한 수준인 것에 비해 풍광전의 평타는 상당한 데미지를 뽑아내므로 운용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게다가 엘은 무기가 지팡이가 아니라 채찍이다 ㄷㄷㄷ)
페톰은 화염(8), 빙인(9), 뇌격(10)의 주문을 사용하는 것은 희담과 동일하지만 이 마법들은 전체 공격이 불가능하다. 희담(과 다른 외전격 시리즈)에서 동일한 MP를 소비하고도 전체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사실 이게 맞는 거긴 하다, 희담이 이상한 거지) 대신 대화염의 주문이라는 마법만이 MP를 거의 배(20)로 소비하며 전체 공격이 가능하다. 데미지도 좋고 이펙트도 좀 더 크지만 화염 속성에 저항력이 있는 적에게는 써도 잘 안 먹힌다.
- 페톰
취호전만이 잘 알려진 우리나라에선 플레이 캐릭터가 아닌 페톰은 그냥저냥 비중 좀 높은 NPC 취급이지만 사실 꼽아보면 환세 시리즈 출연이 스마슈 다음으로 많은 캐릭터다. 것도 대체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다. 게다가 환세 시리즈가 아닌 (환세희담 제작의 단초가 되었던) 디스크 사가 시리즈에서도 출연하는 등 진정한 주연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여기서는 짧은 머리로 나온다. 머리색도 다른 거 같던데?)
환세풍광전 매뉴얼 중의 일러스트
풍광전에서 재밌게 본 부분은 페톰의 캐릭터. 취호전이나 희담에서는 엉뚱하고 가벼웠다면 풍광전에서는 꽤 진중한 느낌으로 등장한다. (궁금하면 플레이해보자) 취호전과 희담과는 다른 코스튬에서도 그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맵에서 돌아다닐 때 기본 자세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다) 지금 시각으로 봐도 꽤 괜찮은 거 같다.
◆ 제작비화
매뉴얼에 실린 꼭지를 옮겼다.
☆월 @일
RPG 작업이 난데없이 날아들었다.
반 감독 말하길,
「이번에 발매하는 "환세희담"의 시리즈로 있지, 시스템이랑 그래픽을 가져다 써서 작은 걸로도 괜찮으니까」라고.
이건 쉽겠네 하며 스테이플러를 찍고 있었지만,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나의 작업은 거의 줄어들지 않는 것이 판명.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
#월 $일
"풍광전"의 기원이 되는 "환세희담"의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발매일도 미뤄졌다.
"환세희담"이 완성되지 않으면 "풍광전"의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갈 수 없다.
정말로 힘든 상황이다.
%월 △일
계절은 바뀌었지만, "환세희담"의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될 것 같은 분위기마저 흐른다.
이건 곤란한데.
※월 ○일
차마 볼 수 없었던 반 감독으로부터 「이렇게 되면 "풍광전"을 먼저 내자. 새롭게 시스템을 만들고 그래픽도 새 걸로 그리는 거야. 용량도 늘려서 말야」라고 도움의 손길.
분명히 감사한 이야기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새로운 작업이 필요해진다. 다시 말해 나의 일이 늘어나는 거다.
기쁜 거 반, 슬픈 거 반.
□월 @일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지면이 모자란 관계로 지금은 더 쓸 수가 없다.
어쨌든, 신생 "풍광전"은 완성됐다.
경사로다.